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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협박없는 '안전한 진료실 환경' 만들어야

환자단체, '의료인 특권법'이 아닌 ‘진료실 안전법’으로 개정 촉구 강기형 기자l승인2015.03.11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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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연합이 '의료인 특권법'이 아닌 ‘진료실 안전법’으로 개정하고, 의료인과 환자가 함께 폭행·협박 없는 안전한 진료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환자단체들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는 ‘의료인 특권법’이 아닌 진료중인 장소에서 의료인과 환자 모두가 보호받는 ‘진료실 안전법’으로 개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의료인 폭행·협박 가중처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의료인을 폭행 또는 협박할 경우 가중처벌하는 내용으로, 현재 2건의 의료법 개정안이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되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돼 심의중에 있다.

최근 의료기관 내 진료중인 장소에서 의료인이 환자를 상대로, 환자가 의료인을 상대로 폭행·협박하는 비상식적인 사건들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고 있으나, 정부나 국회는 의료인과 환자 모두가 동의하는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아직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단체는 "환자가 질병에 걸리거나 상해를 입으면 진료실, 수술실, 중환자실, 응급실, 처치실 등에서 치료를 받는데 이러한 진료중인 장소는 의료인이 환자를 치료하고 살리는 곳이기 때문에 의료인과 환자 모두는 폭행·협박행위로부터 철저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문] 국회는 의료법을 ‘의료인 특권법’이 아닌 진료중인 장소에서 의료인과 환자 모두가 보호받는 ‘진료실 안전법’으로 개정해야 하고, 의료인과 환자가 함께 폭행·협박 없는 안전한 진료실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새정치민주연합 이학영 의원은 2012년 12월 3일 의료법 제12조 제2항 및 제87조 제1항 관련해 “진료중인 의료인을 폭행 또는 협박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내의 벌금을 처할 수 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처벌”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새누리당 박인숙 의원도 2013년 12월 4일 “정당한 사유 없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를 폭행 또는 협박하여 진료를 방해하는 행위를 하는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할 수 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처벌”하는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현재 이 두건의 의료법 개정안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회부되어 심의중에 있다.

‘의료인 폭행·협박 가중처벌 관련 의료법 개정안’은 지난 제18대 국회 때 두 번의 아픈 상처가 있는 법안이다. 당시 민주당 전현희 의원과 한나라당 임두성 의원이 대표발의 했다가 시민사회단체·소비자단체·환자단체의 강력한 반대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후 전현희 의원이 한번 더 발의했지만 이번에는 같은 당인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반대해 통과되지 못했다. 

환자단체는 그동안 시민사회단체·소비자단체와 동일하게 이학영 의원과 박인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인 폭행·협박 가중처벌 관련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형법상의 폭행·협박죄로 처벌하는 것보다 범죄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고, 응급의료에관한법률,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등에 가중처벌하는 다수의 법률이 이미 존재하고, 반의사불벌죄도 아니고 형량도 과도하게 높아서 형벌체계상 타 법률과 형평에도 맞지 않고, 국민정서상 ‘의사특권법’으로 인식된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최근 치과의사가 환자를 폭행해 실형을 선고 받는 사건과 치과의사가 소아과의사의 진료에 불만을 품고 폭행하는 동영상이 언론방송을 통해 보도되었다. 특히 생사가 경각에 달려있는 대형병원 중증질환 환자나 환자보호자는 병실이나 진료실에서 의료인으로부터 유무언의 협박을 느끼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폭행·협박 없는 안전한 진료실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진료중인 장소에서 의료인·의료기관 종사자 뿐 만 아니라 환자·환자보호자도 보호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의료기관 내 진료중인 장소에서 사람을 폭행 또는 협박하면 환자나 환자보호자만 가중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약사·간호사·간호조무사·의료기사·보안요원·병원직원 등 모든 사람을 가중처벌의 대상으로 포함시키는 것이 타당하다. 그리고 폭행·협박이 대부분 ‘욱’하는 충동적인 감정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의사불벌죄’를 인정해 화해를 유도하는 것도 필요하다.

문제는 박인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은 진료중인 장소에서 왜 폭행·협박이 발생하는지 그 원인에 대한 정확한 파악도 없이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를 폭행 또는 협박한 경우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의 가능성까지 배제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것과, ‘비반의사불벌죄’로 규정해 화해의 가능성까지 배제시켜 놓은 것은 의료인과 의료기관 종사자를 과도하게 보호하는 입법남용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무집행중인 대통령을 폭행 또는 협박해도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는데(형법 제316조, 공무집행방해죄)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종사자를 폭행 또는 협박한 경우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는 것은 형벌체계를 무시한 비상식적 입법이다. 

이학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법 개정안의 문제점은 진료실에서 의사의 불친절이나 진료불만족으로 인해 의사와 환자가 언성을 높이다가 서로 멱살을 잡고 싸웠다고 가정해 보면 쉽게 이해된다. 개정안에 의하면 이때 의사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데 반해 환자는 이보다 형량이 3년이나 높은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진다. 더구나 의사와 환자가 서로 오해를 풀고 화해해도 의사는 처벌받지 않지만(반의사불벌죄) 환자는 처벌받는다(비반의사불벌죄). 개정안이 비판받는 것도 이 대목이다. 국민과 환자의 눈에는 ‘의사특권법‘으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학영 의원과 박인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의료인 폭행·협박 가중처벌’ 관련 의료법 개정안 제12조 제2항 및 제87조 제1항 개정안은 “의료기관 내 진료중인 장소에서 사람을 폭행 또는 협박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내의 벌금을 처할 수 있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도록 수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진료실에서 폭행·협박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의료인과 환자간의 신뢰(라뽀, Rapport) 형성이다. 환자 자신이 존경하는 의료인을 폭행하거나 협박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가 정답이다. 의료인이 환자의 입장이 되어 환자의 눈높이에서 환자가 궁금해 하는 것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면 된다. 

앞으로 환자단체는 “폭행·협박 없는 안전한 진료실 환경”을 만들기 위해 “웃는 환자 안전한 진료실 캠페인”, “칭찬 릴레이”, “환자칭찬(Praise)카페”를 추진할 계획이다. 

“웃는 환자 안전한 진료실 캠페인”은 진료실에서 환자와 의료인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높일 수 있는 문서, 웹툰, 영상 컨텐츠를 제작해 SNS, 블로그, 유튜브 등을 통해 보급하거나 병원 앞, 공공장소에서 교육하고 홍보하는 캠페인을 전개하는 것을 말한다.

“칭찬 릴레이”는 환자들이 의료현장에서 감사하거나 감동받은 의료인·의료기관 종사자·자원봉사자 등을 칭찬하는 공식 홈페이지를 제작해 칭찬사연을 게시하는 것이고, “환자칭찬(Praise)카페”는 환자들의 불평, 불만, 가슴속 상처를 마음껏 외치는 “환자샤우팅(shouting)카페”와 별도로 “칭찬 릴레이”에 소개된 최고의 칭찬사연을 선별해 소개하는 오프라인 행사를 말한다. 

환자단체는 의료인과 소모적인 ‘의료인 폭행·협박 가중처벌 관련 의료법 개정안’ 논쟁을 끝내고, ‘폭행·협박 없는 안전한 진료실 환경’을 만들기 추진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강기형 기자  kghnews@kore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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